최근에, 미니배열 키보드에 대한 탐구 중 여러 사건을 겪으며, AJAZZ K680T 라는 키보드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직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키보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고, 몇 가지 알게 된 것이 있어서 AJAZZ K680T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AJAZZ K680T는 AJAZZ에서 만든 기계식 키보드로, 저는 약 35000원에 구매했습니다. 기본 스위치는 후아노 스위치이고, 청축, 갈축, 적축 등 다양한 축이 있습니다. 키보드 본체와 키캡 색은 기본적으로는 검은색과 흰색인 것 같은데, 알리를 찾아보면 더 다양한 색 키캡을 끼운 제품들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블루투스 연결까지 지원합니다. 다만 내장 배터리가 1000mAh라서, 길게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리고, 놀랍게도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키맵핑까지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 글에서 확인하세요.

 

미니배열인 특성상, 이 키보드도 `~ 키와 ESC 키가 합쳐져 있습니다. 저는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봤고 그러다가 매뉴얼을 찾았습니다. ( 이 ESC 동작에 대한 이야기는 이 글을 참고해 보세요.)

 

~키 설명에 shit이라는 오타가 있습니다. 실제 설명서에는 수정되어 있었습니다.

상당히 특이하게도, 매뉴얼은 FN과 ESC를 조합하면 ~로 동작한다고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설명에 보면 다른 문양을 입력하려면 shift를 조합하라고 되어 있으니, 저는 이 키보드는 진짜로 FN과 ESC를 조합하면 ~로 동작한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구매했고, 배송을 받은 결과... 아니었습니다.

 

왜 설명서에 거짓말을 써놓는거야!!!

 

이 키보드는, FN과 ESC를 조합하면 ` 로 동작하고, 거기에 shift를 더해야 ~로 동작합니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작동입니다. 그렇게 저는 사기를 당하고야 마는가... 싶었는데, 뜯어보다 보니 의외로 괜찮은 키보드였고, 재미있는 점도 많았습니다.

 

 

바다를 건너 와서 그런지 포장상태는 별로였습니다. 뭐, 작동만 잘 되면 되죠.

 

 

들어 있던 건 연결선, 키보드, 설명서가 끝이었습니다. 키캡 풀러 하나조차 없는 단촐한 구성이었죠. 

 

일단 놀랐던 건 블루투스 연결이 된다는 것 자체였습니다. 3만 5천원짜리 치고는 고급 기능이죠. 거기에 맥 모드와 윈도우즈 모드를 바꿀 수도 있었습니다. 배열이야 이 키보드를 구매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고요. 그리고 나서 저는 관련 정보를 좀 찾아보다가, 제조사인 Ajazz의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보면 자신들의 제품들을 전부 나열해 두었는데요, 이상하게도 K680T는 목록에 없습니다. 그런데, 위의 Download Center에 들어가 K680T를 검색하면... 

 

짠! k680t 등장!

이렇게, 뭔지 모르겠는 게 등장합니다. 가장 우측의 한자로 쓰여진 버튼을 누르면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몰라 바이러스 검사도 했지만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해당 파일을 올려 둡니다. 용량상 분할압축했으니 모든 파일을 받으신 후 압축을 푸시면 됩니다.

 

K680T 파일.z01
10.00MB
K680T 파일.z02
10.00MB
K680T 파일.zip
2.46MB

 

여하튼, 파일을 받아서 열어 보면, K680T Gaming Keyboard V1.00n 라는 프로그램 하나와, 아마도 중국어로 작성되었던 것 같은 이름이 깨진 워드 문서와 프로그램이 들어 있습니다.

 

붚얽!

 

워드를 열어 보면 중국어로 무언가 적혀 있는데, 파파고를 통해 번역해 봐도 그다지 매끄럽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대충 읽어 보면 무언가 업그레이드를 하는 내용입니다.

 

지금부터는 일종의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아닐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모든 과정은 K680T를 컴퓨터에 연결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우선 K680T Gaming Keyboard V1.00n 라는 파일을 먼저 실행시켰습니다. 그러자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설치가 끝난 후,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봤지만 실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맨 아래의 붚얽...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봤는데, 할 수 있는 건 버튼 하나를 클릭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아예 안 나오는 글자도 있습니다...

 

이걸 클릭했더니, 녹색 진행 바가 막 차오르더니 갑자기 빨간색으로 변하고 멈췄습니다. 그리고 키보드가 죽었죠. 어떻게 해도, 키보드가 도통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다시 실행시켜 봐도,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해 봐도 차이가 없었죠. 키보드 테스트를 해 보니, 아예 인식 자체가 안 됐습니다. 그렇게 키보드 하나를 버린 건가 하다가, 별 생각 없이 이 키보드의 블루투스 기능을 켰습니다. 

 

왼쪽의 버튼을 옮기면 블루투스 모드가 됩니다

 

그리고 나서 프로그램을 한번 더 실행시켰더니, 이번에는 문제 없이 업그레이드가 완료됐습니다.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키보드를 다시 유선 모드로 바꾸니 다시 키보드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워드 문서에 적힌 설명에는, 키보드를 유선 모드로 설정하라고 되어 있는데... 도대체 뭐가 맞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키보드 설명서는 영어와 중국어던데, 워드 파일도 영어로 같이 만들어주면 좋았겠네요.

 

여하튼, 이러면 키보드가 뭔지 모르는 업그레이드가 된 상태입니다. 이러면, 맨 처음 실행이 되지 않았던 K680T Gaming Keyboard V1.00n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 있게 됩니다.

 

처음 실행시키면 중국어입니다. 우측 상단의 톱니바퀴를 눌러 언어를 영어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프로그램이 열리는데요, 키보드의 각 키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키를 다른 걸로 대체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매크로나 마우스 기능, 프로그램 실행 등 다양한 변경을 지원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는 키보드들이 훨씬 많은데, 35000원짜리 키보드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리고 중국 프로그램이 못미더우시다면, 이걸 한국 기업의 프로그램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변하는 건 크게 없지만요. 자세한 건 밑에 내용을 읽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 모든 걸 다 변경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역시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FN이 눌렸을 때 ESC의 동작이나, Shift가 눌렸을 때의 동작 등을 변경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당연히 훨씬 좋으니, 이 키보드의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


여기서부터는 잡설인데요, 혹시 이 키보드, 혹은 이런 배열의 키보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우선 이 키보드는, 국내에 거의 똑같은 모델이 있습니다. 몬스터기어에서 나온 MK16BT 라는 제품입니다. 현재 다나와 현금 최저가 약 8만 원 정도입니다. 

 

주의 깊게 보신다면 아시겠지만, 사실상 완전 똑같은 키보드입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 키보드는 K680T와 동일한 모델이라고 추측됩니다. 방향키 위의 블루투스와 충전 표시등, 배열 그 자체, USB 연결하는 곳 디자인... 거의 모든 게 똑같습니다. 단, 이 모델은 검은색은 없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증거는, 프로그램입니다. 

 

상품 설명 페이지의 프로그램 사진

보시면 아시다시피... 완전 똑같습니다. 심지어, 몬스타기어 홈페이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받으려 하면, K680T처럼 펌웨어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파일을 같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도 디자인이 똑같고요. 심지어... 몬스타기어 홈페이지에서 받은 프로그램으로, K680T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AJAZZ의 프로그램과 몬스타기어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설치된 상태에서, 몬스타기어의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AJAZZ의 프로그램이 실행됩니다. 사실상 두 프로그램이 같은 프로그램일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정황 중 하나입니다. 

 

여러 모로, K680T와 MK16BT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게 뭐 똑같은 걸 비싸게 팔아먹는다, 이런 건 아닙니다. MK16BT는 체리축 스위치를 사용합니다. 이것은 K680T보다 훨씬 더 개선된 점이고 대체할 수 없는 점이죠. 또한, 국내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이점입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아마도 AJAZZ로부터 이 키보드 디자인을 사들였다거나, 아니면 AJAZZ 측과 협업했거나... 심지어는 K680T가 오히려 배낀 제품일 수도 있겠죠. KC 적합성 평가를 보면 중국에서 생산되었다고 적혀 있으니, 무언가 연결고리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한 건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무언가 문제가 있어 AJAZZ의 홈페이지에서도 내려간 걸까요?

 

여하튼, 만약 K680T가 다 좋은데 AS 문제나, 스위치가 맘에 들지 않으신다면 MK16BT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걸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기능이 필요 없고 스위치도 후아노 스위치여도 상관없는데 AS를 원하신다면, R-IT 에서 나온 68A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다나와 최저가는 39900원인데, 현재 자신들의 홈페이에서는 월간 리트라고 하여 1만원 할인하고 있습니다. 5월 말에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또 6월 1일부터 7일까지 세일을 하고 있네요.

 

대충 보신다면, 이 68A가 K680T와 거의 완전히 똑같은 물건이라는 걸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리뷰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만, 오, 이거 괜찮은데? 라고 생각해서 구매하시기 전에, 유념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공식 판매 페이지의 최하단에 보면 상품문의가 있는데, 그곳에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ESC가 눌리지 않는 증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증세는 저도 겪었습니다. 저는 68A를 3월쯤에 펀샵에서 구매하였는데요, 펀샵에도 보면 ESC 문제를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증세로 키보드를 1회 교환하였는데, 교환받은 물건에서도 같은 증세가 발생하였습니다.

 

리뷰 글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이 문제는 현재 해결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추측인 만큼, 구매하시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68A에 꽤 만족하며 사용 중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