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금까지 스팀에서 무슨 게임을 했나,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스팀 라이브러리를 플레이 시간으로 정렬한 다음, '내가 문명 5를 671시간 했다고? 그거밖에 안 했나?'라고 생각하며, 목록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몇십 시간 넘게 한 게임들을 넘기고 나자, 주로 스토리를 보고 나서 하지 않았던 게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러다 이 게임이 나타났습니다. 

 

 

<Dr. Langeskov, The Tiger, and The Terribly Cursed Emerald: A Whirlwind Heist>

 

(사진을 클릭하시면 스팀 상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구글은 이걸 <랭게스코브 박사, 호랑이, 그리고 끔찍하게 저주받은 에메랄드: 회오리 바람 도둑>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요,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회오리 바람 도둑은 좀...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번역하기 정말 어려운 말이긴 합니다. 일단 Heist라는 게 강도질, 도둑질로 번역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약간 느낌이 다르죠. 영화에서는 아예 '헤이스트 무비'라고 부를 정도로 일종의 장르화된 느낌도 있으니까요. 거기다 Whirlwind는 회오리 바람, 돌개바람이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되는'이라는 의미로 쓰인 걸로 보이고요. 하지만, 이 두 개를 합쳐서 한글로 번역하려고 하면... 굉장히 이상한 느낌의 말이 되어버립니다. 정신없이 빠른 도둑질? 의역을 넣어서 '바람 같은 강도질/도둑질'이라고 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아무래도 Heist를 어떻게 번역하는 게 좋은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이 게임은 게임 '스탠리 패러블' 제작팀인 'Galactic Cafe'에 소속되어 있던 William Pugh가 'Crows Crows Crows'라는 게임 스튜디오를 차린 후, 처음으로 발매한 게임이라고 합니다. 물론 저는 처음에는 이런 사정은 몰랐고, 아마도 스탠리 패러블을 하고 난 뒤에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플레이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스탠리 패러블을 아신다면 대충 짐작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그런 게임입니다. 그러므로, 혹시라도 플레이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바로 플레이하러 가세요! 15분, 길어 봤자 20분이면 끝나는, 짧은 게임이니까요. 앞으로의 내용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일단 플레이하세요.

 

뭐, 저는 이미 영어로 플레이한 상태였고, 언제 플레이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나무위키에 이 게임의 문서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무위키 문서를 읽다가, 이 게임에 한글 패치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뒤에는... 모르겠어요. 저도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갑자기 한글 패치를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느끼게 됐습니다. 심지어 저는 그때 써야 하는 자기소개서, 봐야 하는 면접들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아무리 참으려 해도 참을 수가 없었고, 저는 그렇게 한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글화 과정은, 여러 의미에서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동시에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기록을 적어 나가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도움을 받았던 자료들, 그리고 필요한 준비물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유니티 우리말화 도구와, 그에 대한 설명들

 

유니티 우리말화 도구

 

유니티 우리말화 도구 설명 위키

 

제작자 분의 블로그

 

유니티 우리말화 도구와, 그걸 만드신 분이 써 놓은 설명들입니다. 저 같은 경우 해당 툴을 적용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이와 관련된 자료들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내용이 약간 어려울 수 있으나, 한글화와 유니티 게임의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니, 관심이 있으신 경우 한번씩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유니티 게임 한글화 강좌 

 

김작 님께서 만드신 유니티 게임 한글화 강좌 가 있습니다. 한 게임을 한글화하는 과정을 담은 글인데, 내용에서 배울 것이 많고 따라가기에 쉽습니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약간 더 어렵게 돌아가는 내용도 존재하는 강좌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유니티 게임의 한글화를 차근차근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글입니다. 

 

3. 각종 도구들

 

1) Unity Assets Bundle Extractor ( UABE )  다운로드 링크

 

DerPopo 라는 유저가 만든, 유니티 게임의 에셋을 추출하고 다시 집어넣을 수 있는 유용한 툴입니다. 링크에 들어가신 뒤 Releases 단락을 찾으신 다음, stable 버전을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최신 버전은 2.2 입니다. 

 

2) UnityEX  제작자 링크 / 다운로드 링크(MEGA)

 

(아마도) 러시아 유저인 DragonZH 가 제작한 툴입니다. 제작자 쪽은 공식 다운로드 링크 중 하나를 yandex Disk라는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데, 종종 다운로드 제한이 걸려 본인들의 프로그램을 깔라고 하고는 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 공식 다운로드 링크인, MEGA 링크를 걸어둡니다. 위의 UABE와 동일하게, 유니티 게임의 에셋을 추출하고 다시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차이점은, UABE 경우 하나 하나 뜯어보고 다시 패킹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면, UnityEX의 경우 일단 다 뜯어보는 데 좋습니다. 또한 파일 이름과 내부를 검색해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다 보니 두 종류 툴을 보두 사용했지만, 사실 편한대로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Notepad++  제작자 홈페이지 - 다운로드

 

Don Ho 라는 유저가 만든 (나무위키에 따르면 프랑스 출신이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강화된 메모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TXT 파일을 열게 될 일이 종종 생기는데요, 그 때 윈도우즈 기본 메모장보다 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4) HxD 다운로드 ( 하단으로 내리면 korean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파일의 헥스값을 수정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쉽게 설명하면, 파일을 완전히 뜯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그다지 정말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일단 제가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여기 적어 둡니다.

 

 

이외에도 인터넷 상의 수많은 글들, 파일들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일단 주요한 것들을 적어 둡니다. 특히, 여기 적어 둔 모든 프로그램들은 제 블로그에서 파일을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작자 다운로드 링크를 다 걸어 두고서는, 왜 그렇게 했냐고요?

 

그 이유는 이어지는 한글화 기록을 읽게 되면 알 수 있습니다...

2편으로

 

 

AssetsBundleExtractor_2.2stableb_64bit.zip
4.24MB
HxDPortableSetup.zip
3.12MB
npp.7.9.2.portable.zip
4.16MB
UnityEX.rar
0.7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