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갑자기, 스팀에서 게임을 얼마나 했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팀을 켜고, 게임을 플레이 시간별로 정렬해서 쭉 봤습니다. 그러다가 렝게스코브 박사 게임을 발견해서 한글화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여튼, 그래서 스팀 라이브러리를 쭉 보고, 무슨 게임을 얼마나 했고 어떻게 느꼈나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종의 빠른 리뷰 같은 느낌이 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이러다가 더 깊은 리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임을 다 일일히 적지는 않을 겁니다. 기억에 남았거나, 많이 플레이한 게임들 위주로 해야겠죠. 어쩌면 이 과정에서 제가 게임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알게 될 지도?

 

1. 시드 마이어의 문명 5 - 671.3시간

 

누구나 인정하는 명작이죠. 솔직히 말하면, 이걸 670시간이나 했다고?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많이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지금은 이미 문명 6이 발매됐고, DLC까지 쭉쭉 나오고 있지만, 저는 문명 5가 더 좋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단순함에도 깊이가 있고,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모로, 정말 오래도록 즐기기 좋은 게임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2. FTL - 216시간

 

이 경우는... 약간 특이한데, 아마 제 기억으로는 그냥 바닐라 버전으로 120시간 정도 한 것 같고, 모드를 깔아서 100시간 정도 한 것 같네요. 모드도 훌륭하지만, 기본 게임도 정말 훌륭한, 정말 뛰어난 게임입니다. 심플하지만, 깊이가 있고, 재미있고, SF이고, 로그라이트이고... 제가 좋아할 만한 요소는 거진 다 갖춘 것 같네요. 좋은 스토리와 유머감각도 있고요. 취향에 맞는다면, 정말 오래도록 할 수 있는 매우 뛰어난 게임입니다. 거기다 인디게임이라 가격도 낮고요. 

 

3. Slay the Spire - 177.3시간

 

또 인디게임이군요. 다만 이 경우에는 약간의... 뻥튀기도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이 게임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얼리엑세스였고, 저는 뭔가 추가될 때 마다 게임을 하고, 또 했습니다. 물론 그게 이 게임이 재미없다는 뜻은 절대 아니죠. 177시간은 그냥 하게 되는 시간은 아니니까요. 아예 이런 류의 덱 빌딩 게임을 유행시켰을 만큼, 이 게임에는 특유의 장르적 재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역시 흥행하는 원조에는 다 이유가 있죠. 

 

4. 엘더 스크롤 5 : 스카이림 - 154.4시간

 

확실히, 이건 좀 과장됐습니다. 왜냐면, 모드를 깔고 적용하는 데 과장 안하고 30시간은 넘게 썼을 것 같으니까요. 그게 베데스다 게임의 재미야!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모드를 베데스다가 만드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오픈 월드 판타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게임이죠. 아주 몇몇의 제약을 제외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오픈 월드라는 정의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약간 나쁜 그래픽을 가진 과거의 게임이죠. 물론, 모드로 사람들이 그걸 미친 듯이 극복하고 있지만요.

 

5. GTA5 - 122.6시간

 

이건 위의 사례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저는 모드도 안 깔았고, 심지어 온라인도 안 했습니다. 그냥, 싱글 플레이를 2번 했어요. 그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흔히 자유도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GTA의 자유도는 약간 성질이 다릅니다. 하지만, 어쨌든 지나가는 사람한테 총을 쏘고 다니며 경찰에게서 도망가는 경험을 자유도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이것도 현 시대의 명작 중 하나죠. 

 

6. 배틀그라운드 - 79.6시간

 

이건 딱히 할 말이 없네요. 친구와 함께 하면 복도에서 손 들고 있어도 재미있다. 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창기에 정말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죠. 

 

7. 사이버펑크2077 - 76시간

 

이걸 이만큼이나 했다는 게 놀랍네요. 이 게임이 유일하게 잘 한 점은, 제가 그래픽카드를 제때 사게 만들었다는거 빼고는 없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서 이 게임을 리뷰하고 싶네요.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이건 오픈월드 게임으로는 최저점이고, 선형적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임으로는 마이너스 점수라는 겁니다. 구매를 추천할 수 없을 정도죠.

 

8. 더 롱 다크 - 65.5시간

 

이것도 약간 과장된 플레이타임이긴 합니다. 얼리 엑세스때부터 했으니까요. 최근에는 스토리 모드도 나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존의 재미가 있기는 합니다. 다만 강력하게 추천하긴 어렵네요.

 

9. 킹덤 컴 : 딜리버런스 - 61.8시간

 

의외로 정말 재미있게 한 게임입니다. 큰 기대 없었는데, 정말 깊이가 있고 별 게 다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이건 정말로 추천할 만한 게임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중세에 대한 취향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요. 

 

10. 더 위쳐 3 - 55.4시간

 

뭐... 모두가 명작으로 꼽는 게임이죠. 실제로도 재미있습니다. 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제공하는 재미의 종류가 약간 달랐네요. 이건 일종의 판타지 모험 활극 같은 거죠. 그리고, 아무래도 시리즈의 3편이다 보니까 짜증나는 점도 있기는 합니다. 다 아는 사이고 나만 그들 가운데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11. 디스 워 오브 마인 - 54.3시간

 

인디게임인 걸 생각하면, 뛰어난 가성비네요. 실제로도 꽤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이게 일종의... 시리어스 게임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만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울 정도죠. 물론, 전달 방식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슬프다는 건 알지만 그걸 나한테 강요한다고 느낄 수도 있는 구성이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정말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돌아보고 나니, 꽤 흥미롭네요. 저는 결국 인디게임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군요. 물론, 플레이 타임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건 아닙니다. 이것보다 더 낮은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것들 중에서도 정말 재미있게 한 것들이 많으니까요.